나른한 오후에 집 근처 공원에 산책을 다녀왔어요. 어느샌가 확 변해버린 날씨는, 마치 무더운 여름이 꿈이었나 싶도록 아득하게 만들어 버리네요. 늦여름, 혹은 가을의 초입. 눈앞에 보이는 것들은 불과 얼마 전의 여름과 다르지 않은데, 피부에 느껴지는 바람은, 가을이 바로 한 걸음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듯 해요. 시원해진 날씨에 왠지 기분까지 청명한 듯 느껴져서, 아주 천천히 꽤 오랫동안 공원을 구석구석 걸었어요. 공원 곳곳에 꽃이 많이 피었네요. 정확히 이름이 무언지 모를 꽃들도 있지만, 노란색, 분홍색, 보라색... 그 선명한 색상만으로도 참 기분이 좋아져요. 저는 딱 이런 날씨가 좋아요. 춥지도 덥지도 않은 딱 이맘때! 그런데 이런 날씨가 얼마나 계속되려나요? 조금만 더 있으면 가을의 중간으로..